커튼 - 소설을 둘러싼 일곱 가지 이야기

  • 저자 밀란 쿤데라 지음, 박성창 옮김
  • 출판사 민음사
  • 출간일 2008년 7월 31일|페이지수 232페이지
  • 책정보

달크로즈

2382 달크로즈
http://book.filltong.net/memo/5289 | 2008-09-03   
'독일의 역사', '프랑스의 역사'라는 두 표현에서 각각의 보어는 다르지만 역사(histoire)의 개념은 의미가 같다. '인류의 역사', '기술의 역사', '과학의 역사', '이런저런 예술의 역사' 등에서는 보어가 다를 뿐만 아니라 '역사'라는 단어 또한 매번 다른 것을 의미한다.
위대한 의사 A는 어떤 병을 고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는 치료법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10년 후 의사 B가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만들어 내고, 그리하여 이전의 (그러나 천재적인) 치료법은 폐기되고 망각된다. 과학의 역사는 진보의 특성을 지닌다.
역사의 개념이 예술에 적용되면 진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것은 완성, 개선, 향상을 함축하지 않으며, 미지의 땅을 탐험하고 그것을 지도에 그려 넣으려고 시도하는 어떤 여행에 가깝다. 소설가의 야심은 이전 선배들보다 나아지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보지 않았던 것을 보고 그들이 말하지 않았던 것을 말하는 데에 있다. 북극 발견이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무효화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플로베르의 시학은 발자크의 시학을 폄훼하지 않는다. (p. 29)
바로 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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